[상식] 한 외국에서 의사공부하는 학생의 글
수가 의료수가 / 정치 / 의협
한 외국에서 의사공부하는 학생의 글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12614?c=true#142653593
저는 의사협회가 스스로를 이익집단으로 격하시키는 비양심적인 행위들이 이 첨예한 갈등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코로나때 진료거부를 한다는 전공의들의 협박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 거기서부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의사들이 환자에게 대했던 권위적인 태도와 엘리트주의를 혐오합니다. 최대집을 대표로 뽑았던 그 천박함을 혐오합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밝히자면 저는 비인기과나 인기과 전문의가 아니라 외국에서 공부하는 의대생일 뿐입니다. 한국에서 예산을 늘리던, 줄이던 제 미래 생계와 직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오히려 저는 수가를 깎자고한 정신과에 관심이 있습니다. 단지 한국, 캐나다, 호주에서 살면서 미국/캐나다/호주/영국 등의 의료제도를 보면서 느낀 점, 또 오래된 의협vs정부 갈등을 간접적으로 접하고 가져본 생각들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것 뿐입니다.
얼마를 버는지 아신다는게 수가로 버는 수입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비보험으로 버는 수입을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 5억이상 버는 의사들이 수가로 그 돈을 번다는건 제가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 말이 맞다면 한번 확인해주세요. 만약 수가로만 5억 이상을 버는 전문의들의 숫자가 상당하다면 저도 제가 한 주장이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주52시간 기준으로 5억을 번다면 더더욱.
가장 직관적인 일은 의사 수를 늘리는 거라고 말씀하시는걸 공감합니다. 다만 함정은 의사 수를 늘리게된다면 전체적인 예산이 늘어날겁니다. 미국/유럽에서도 의사면허 수를 일정수준 이하로 관리하는건(저는 카르텔이라고 부릅니다) 의사들과 예산을 줄이려는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캐나다/호주처럼 미국에 비해서 비교적 의료보험에 의존하는 곳들이 심합니다. 영국사례는 이쪽관련해서 솔직히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뭐 제가 수가를 올리고 정부예산을 늘리자면서 시민들에게 양보만을 강요하자는게 아닙니다. 전문의들이 다른 과목 진료행위를 하는 것 또한 금지해야합니다. 자기가 맡은 전문분야를 벗어나는 진료는 환자에게 좋지 않거든요. 하지만, 수가조정 없이 타 과목 진료만을 금지한다면, 비인기과 전공의는 더더욱 줄어들겁니다. 비인기과 전공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심지어 저는 비인기과 전문의만 따로 뽑는 의대를 만드는건 어떨까 생각도 했는데, 문제는 인기/비인기과는 항상 주기가 있어서 항상 돌고 돕니다. 정신과가 인기과가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처럼 수가조정과 1/2/3차 진료기관 조정이 행정력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단정하시는 사람이 다수라면, 제 생각에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제가 보기엔 저 두가지는 “정의”이거든요. 필수적인 의료행위에 더 많은 수가를 보장하고 대신에 적은 수가를 받는 GP(가정의학과)를 늘려서 비싼 필수의료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죠. 이런 조정과정을 할 단계를 지났다는건 중증 환자에게 진료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단계를 지났다고 모든이들이 단정한다면 환자는 사망합니다. 이걸 해야하는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1억을 벌든 5억을 벌든 100억을 벌든 99퍼센트 의사들(이국종 교수같은 분들도 포함해서)이 현재 의료수가 조정을 요구하는것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의협 vs 병원운영자 vs 심평원 vs 복지부 이 복잡한 구도 속에서 의사들이 악역을 강요당한 측면도 있습니다. 수가를 산정함에 있어서 의사집단은 배제되왔고, 그것을 조정하자는 의견은 묵살되었기에. 그래서 현재 시민들에게 공분을 사는 이 상황이 비극적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답은 99퍼센트 의사들을 갈라치기하는 것입니다. 비인기과 의사들조차 정부정책에 비협조적인 이 상황에서 양심적인 의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정의, 대의를 마련하는 것. 저는 그 대의가 의료수가, 진료기관 조정에서 시작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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